동그란 쇠붙이의 노예가 된 사람들
- 투이아비 -
유럽 사람에게 사랑의 신에 관해 이야기하면, 그들은 얼굴을 찌푸립닏. 그러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의 생각을 순진하다며 비웃습니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에게 반들거리는 동그란 쇠붙이 조각이나 값진 종이를 건네면, 그들은 금세 두 눈을 반짝이며 군침을 흘립니다. 돈이 그들의 사랑이고, 돈이 그들의 하느님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입니다. 백인들 모두 돈을 생각합니다. 잠을 자면서도 말입니다. 율헙에는 쇠붙이나 종이를 움켜쥐느라 두 손은 구부러지고, 두 발은 마치 숲 속에 사는 커다란 개미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돈을 세느라 눈이 먼 사람들도 많이 있지요. 돈을 위해 자신들의 기쁨, 웃음, 명예, 양심, 행복, 심지어는 아내와 아이들까지 내던진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돈 때문에 건강을 거침없이 건져 버립니다. 단지 동그란 쇳조각과 값진 종이를 얻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들은 잘 접힌 딱딱한 지갑 속에 돈을 넣어 옷 주머니 깊숙이 품고 다닙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어느 누구도 그 돈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베개 밑에다 숨겨 둡니다. 그들은 날마다, 매시간 그리고 매 순간 돈을 생각합니다.
모두가, 모두가 그렇습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 또한 돈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렇게 해야만 마땅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머니에게 그렇게 하도록 배웠고, 또 아버지가 그렇게 하는 것을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 유럽 사람들 모두가 말입니다!
독일의 글을 걷다 보면, 매 순간 사람들이 "마르크!"하고 외쳐 대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귓전을 울리는 소리는 언제나 "마르크!"뿐입니다.
어디를 가나 말입닏. '마르크'는 독일인들이 반짝이는 쇠붙이 조각과 값진 종이 조각에다 붙인 이름입니다. 마찬가지로 프랑스에 가면 "프랑"을 외쳐 대고, 영국에 가면 "실링!"하는 소리가 사방을 가득 메웁니다. 마르크, 프랑, 실링, 리라 이 모두가 다 똑같은 것입니다. 이 모두가 바로 돈, 돈, 돈입니다. 오직 돈만이 빠빠라기가 섬기는 진정한 신입니다. 우리들이 가장 높이 숭배하는 하느님 말입니다.
백인들의 나라에서는 해가 떠서 질때까지 단 한순가도 돈 없이는 살 수가 없습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을 달랠 수도 없고, 밤을 보낼 잠자리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돈이 없는 사람은 감옥에 처박히고, 신문이라 불리는 이런저런 종이장에 실려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단지 돈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말입니다. 그곳에서는 무엇을 하든 그 값을 치러야 합니다. 그 말은 곧 땅을 밟고 다니가 위해서는, 움막을 세울 터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밤에 휴식을 취할 잠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그리고 움막 안을 밝힐 빛을 얻기 위해서는 돈을 내야 한다는 말입니다. 비둘기 한 마리를 잡거나 흐르는 강물에 몸을 씻을 때조차도 돈을 내야만 합니다. 사람들이 기쁨을 누리는 곳이나 함께 모여 노래하고 춤추는 곳을 찾아가고자 할 때에도, 심지어는 자신의 형제들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할 ㄸ에도 많은 쇠붙이와 값진 종이를 내야만 합니다. 한마디로 말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값을 치러야만 하는 것입니다.
어디를 가나 형제들이 서서 손을 내밉니다. 만을 그럴 때 손 안에다가 돈을 건제주지 않는다면, 그들은 그사람을 경멸하거나 버럭 화를 냅니다. 제아무리 겸손한 미소와 상냥한 눈길을 가지고 있어도, 손을 내민 사람들의 가슴을 풀어 주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은 목구멍이 들여다보일 만큼 입을 쫙 벌리고는 돈을 내지 못하는 사람을 향해 소리를 질러 댑니다.
"이런 비렁뱅이, 게으름뱅잉 쓸모 없는 놈 같으니!"
이 말들은 모두가 똑같은 것을 의미하며, 이런 말을 듣는 사람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심한 치욕을 안겨줍니다. 심지어는 세상에 태어날 때도 돈을 내야만 하고, 죽을 때도 돈을 내야만 하며, 죽은 육신을 땅에 묻을 때도 돈을 내야 하고,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무덤가에 세울 커다란 돌덩이를 굴려 가져올 때도 돈을 내야 합니다.
유럽에 살면서 돈을 내지 않고 해도 되는 건 한 가지 뿐입니다. 그건 바로 원하는 만큼 공기를 들이마시는 일입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그건 아마 그들이 단지 공기를 마시는데 돈을 받지 않는 것을 깜빡 잊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 있게 말하건대 만일 그곳 사람들이 지금 내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면, 아마 지금 당장에라도 공기를 마시는 일에도 동그란 쇠붙이나 값진 종이를 내게 할 것이 분명합니다. 유럽 사람들은 모두가 언제나 눈에 불을 켜고 돈을 거둬들을 구실만을 찾고 있으니 말입니다.
유럽에서는 돈이 없으면 머리가 없고 팔다리가 없는 사람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돈이 없으면 아무런 존재 가지도 없는 인간인 셈입니다. 그래서 누구나 돈이 있어야 합니다, 먹고 마시고 잠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돈이 필요한 것입니다. 돈이 많으면 많을 수록 그만큼 삶은 여유로워집니다. 돈이 있으면 담배도 마음껏 피울 수 있고, 반지나 옷도 가진 돈만큼 구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많이 갖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만큼 많은 돈일 가지고 싶어 합니다. 다른 누구보다도 더 많이 말입니다. 그래서 돈에 대한 욕심은 끝을 모르고, 그들은 언제나 눈에 불을 켜고 돈만이 밝히게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동그란 쇠붙이를 모래밭에도 던지기라도 하면, 아이들은 그 돈을 차지하려고 떼거리로 몰려들어 서로 다툽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돈을 차지한 아니는 승자가 되어 커다란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물론 누군가가 모래밭에다가 돈을 내던지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엇는 이리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돈은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요?
어떻게 하면 많은 돈을 가질 수 있을까요?
돈을 버는 방법은 수없이 많고 다양합니다.
쉽게 돈을 구하는 방법도 있고, 어렵게 얻는 방법도 있습니다. 형제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줘도 되고, 그들의 움막 앞에 놓인 쓰레기를 치춰 줘도 되며, 강물 위에서 카누를 몰아 줘도 되고, 심지어는 머릿속에 아주 근사한 계획만 갖고 있어도 됩ㄴ다, 즉, 유럽에서 두루 쓰이는 정의에 따라 한마디를 더 덧붙이자면, 모든 곳에서 다 값진 종이나 동그란 쇠붙이를 요구하는 만큼 그곳에서는 무엇을 하든 그만큼 쉽게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누구든 돈을 구하려면, 유럽 사람들이 '일'이라고 부르는 짓을 하면 됩니다.
'일을 하라. 그러면 돈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유럽의 도덕규범입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이를 핑계로 너무나 불공평한 일이 제멋대로 행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빠빠라기는 그러한 부당함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또 그럴 생각도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면 자신들의 부당함을 스스로 인정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 모두가 반드시 일을 많이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많은 이들이 일하지 않고서도 많은 돈을 벌기도 합니다. 그런 일이 어떻게 해서 가능한 것일까요?
예를 들어 자신이 먹고 마시고 자는 데 드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어떤 백인은,남는 돈으로 다른 형제들에게 일을 하도록 시킵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일하도록 말입니다. 처음에는 자기가 직접 하면 자신의 손이 더러워지거나 거칠어 질 일거리를 다른 형제가 대신하게 시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싸 놓은 똥오줌을 다른 형제에게 치우게끔 하는 것입니다.
돈 많은 사람이 여자인 경우라면, 어린 소녀를 일꾼으로 고용합니다. 그러면 그 소녀는 주인의 더러운 잠자리와 음식 그릇 그리고 발 껍질을 깨끗이 씻어 줘야 하고, 찢어진 옷을 다시 멀쩡하게끔 꿰매 놓아야 합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일꾼 자신에게 도움이 도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그에 반해 좀 더 규모가 큰 일이나 공이 많이 드는 일 또는 손이 덜 더러워지고 힘도 그다지 많이 들지 않는 기분 좋은 일을 해 주는 여자나 남자들은 일을 해 준 대가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배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그가 배를 만들 때 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그를 도와줘야만 합니다. 그럴 경우,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배를 만든 사람은 본래 자신이 다 가져야 마땅할 돈의 일부를 도와준 사람에게 떼어 줍니다. 물론 매를 만들어 번 돈의 대부분은 그가 차지하지만 말입니다. 그러다가 형편이 나아지면, 배를 만드는 사람은 일꾼 두 명을 시켜 자신을 도와 일을 하도록 합니다. 그 후 점점 많은 돈을 ㅂ러게 되면 그를 도와주는 일꾼이 셋이 되고, 그렇게 해서 도와주는 사람의 숫자는 점점 더 늘어나 100명도 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마침ㄴ 그는 자리에 편히 누워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다가, 다른 사람들이 완성한 배를 갖다 주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것 말고는 달리 아무 일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그때가 되면 사람들은 그런 그를 가르켜 부자라고 부릅니다. 그러면서 그를 부러워하고, 그에게 온갖 아부와 듣기 좋은 말만을 늘여 놓습니다. 왜나하면 백인들의 세상에서 한 사람의 중요함은 그의 고귀함이나 용기 또는 훌륭한 생각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에게는 그가 날마다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또 튼튼한 쇠 상자 안에는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 있는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백인들 사회에는 다른 이들이 일을 해서 벌어 온 돈을 모아 더 안전한 곳에 보관해 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점점 더 많은 돈을 가져다 쌓아 놓다 보면, 어느 날엔가는 마침내 자신을 위해 일해 줄 다른 일꾼을 부릴 필요조차 없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돈 스스로가 그를 위해 일을 해 주기 때문입니다. 부정한 마법을 부린 것도 아닌데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가능한 것인지, 나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돈이 마치 나무에서 자라나는 나뭇잎처럼 점점 더 많아지고, 심지어 잠을 자는 동안에도 돈을 가진 사람은 점점 더 부자가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누군가가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다면, 그래서 그 돈만 있으면 수백 명이 아니라 수천 명도 넘는 사람들이 훨씬 더 편하게 일을 하며 살 수 있다 할지라도, 그는 절대로 사람들에게 돈을 나눠 주지 않습니다. 그 손으로 동그란 쇠붙이들을 움켜쥐고는 두 눈 가득 탐욕과 쾌락을 번뜩이며 값진 종이들을 깔고 앉아 있을 뿐입니다.
"그 많은 돈을 가지고 무엇을 할 건가요? 여기 이 세상에서는 몸을 가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며 목마른 입을 축이는 것 말고는 어차피 더 이상 할 것도 없지 않나요?"
누군가는 이렇게 물으면,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나는 더 많은 돈을 벌 겁니다. 지금보다도 더 많은 돈을, 그리고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은 돈을 말입니다."
그런 말을 듣는 순간, 사람들은 그가 돈 때문에 병들어 있으며 그의 모든 생각이 오로지 돈에 사로잡혀 있다느 사실을 금세 눈치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병들어 있고, 미쳐 있습니다. 그의 영혼이 온통 동그란 쇠붙이와 값진 종이에만 얽매여 있고, 결코 만족할 줄 모르며, 가능한 한 많은 돈을 긁어모아야겠다는 생각을 떨쳐 버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위대한 정신(하느님)은 동그란 쇠붙이나 값진 종이 없이 나를 이 세상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러니 이 세상에 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괴로우머이나 잘못 없이 이 세상을 떠나고 싶습니다'라는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단지 아주 적은 수의 몇몇 사람만이 그러한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그 밖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병에 걸려 있고, 다시는 건강한 가슴을 되찾지 못한 채, 돈이 주는 힘에만 기뻐할 뿐입니다.
그드릉 열대에 내리는 비에 젖어 썩어 버린 과일처럼 오만함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탐욕에 사로잡혀 다른 많은 형제들에게 힘든 일을 시키고, 그들 자신은 기름 덩어리만 가득한 몸뚱이로 점점 더 변해 갑니다. 그들은 양심의 가책조차 느끼지 못한 채 그러한 일을 저지릅니다. 남들에게 험한 일을 시키고 이제는 더 이상 더러워지지 않을 자신의 아름답고 창백한 손가락을 바라보며 기뻐합니다. 자신들이 계속해서 다른 사람의 힘을 빼앗아 자진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마음 아파하거나 잠 못 드는 일도 없습니다.
자신이 가진 돈 일부를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면, 그들 또한 편하게 일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 따위에는 조금도 관심이 업습니다.
이렇게 해서 유럽 사람들의 절반은 열심히 더러운 일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거의 일하지 않거나 전혀 일하지 않습니다. 일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은 햇볕 아래 앉아 있을 시간조차 없고,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반대로 그럴 시간이 넘칩니다.
빠빠라기는 말합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이 많은 돈을 가질 수 없고, 모든 사람들이 동시에 햇볕 아래 앉아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원칙을 가지고 있기에, 그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어느 정도 장닌해지는 것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입니다.
그들의 심장은 딱딱하고, 그들의 피는 차갑습니다. 그래서 위선적인 행동을 하고 거짓말을 합니다. 돈이 되는 일이라면 정직하지 못하고 위함한 짓도 마다치 않습니다. 빠빠라기의 세계에서는 돈 때문에 다른 사람을 때려죽이는 일도 자주 일어납니다. 또 돈을 빼앗기 위해 사람을 기절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독이 담긴 말로 다른 사람을 속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좀처럼 다른 사람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람들은 돈이 많은 사람이 어쩌면 아주 못된 사람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며 그가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역시 알지 못합니다.
그에 비해 부자들은 부자들대로,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보여 주는 존경심이 자신의 인품 때문인지 아니면 자신이 가진 돈 때문인지 알지 못합니다. 물론 돈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동그란 쇠붙이와 값진 종이를 많이 갖고 있지 못하다는 단지 그 이유만으로 자신을 창피해 하고, 돈 많은 사람들의 삶을 부러워하는 것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하지만 나는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만큼 커다란 조개껍데기 목걸이를 걸고 있으면, 몸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보기에도 안 좋습니다. 돈을 무거운 짐처럼 많이 가지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많은 돈을 지니고 있으면 숨 쉬기가 어려워지고, 또 그만큼 팔다리를 마음대로 놀리기가 힘들기 마련입니다.
그럼에도 빠빠라기 가운데 누구도 돈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어느 누구도 말입니다.
돈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다른 이들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바보 멍청이가 되고 맙니다.
빠빠라기는 말합니다.
"부유함, 그러니까 돈이 많은 게 우리를 행복하게 해 줍니다. 그르므로 돈이 제일 많은 나라가 행복한 나라지요."
지혜로운 형제들이여, 우리 모두는 가난합니다. 우리의 나라는 태양 아래 가장 가난한 나라입니다. 우리에게는 궤짝 하나를 채울 만큼의 동그란 쇠붙이나 값진 종이도 없습니다. 빠빠라기가 보기에는 우리야말로 가장 불쌍한 비렁뱅이인 셈입니다. 하지만! 거대한 태양처럼 빛나고, 기쁨과 힘과 생명과 건강함으로 반짝이는 그대들의 두 눈을 대하고 있노라면, 부유한 유럽 신사들의 눈빛은 흐릿하고 생기가 없으며 지쳐 보인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빠빠라기의 세계에서는 아직 말을 배우지 못한 어린아이들만이 그대들과 같은 눈빛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적어도 그때까지는 돈에 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위대한 정신(하느님)은 우리들을 사랑하여 악마로부터 지켜 주었습니다. 돈은 악마입니다. 돈이 하는 짓은 모두 사악하며, 그와 관계되는 것들 또한 사악하게 만듭니다. 그뿐만 아니라 돈은 단지 만지기만 해도 마치 마법에 사로잡힌 듯 사삼을 혼란하게 만듭니다.
돈을 사랑하는 자는 돈의 노예가 되어, 죽는 날까지 돈에 자신의 모든 기쁨과 힘을 갖다 바쳐야만 합니다. 찾아온 손님을 후하게 대접한 대가로 무언가를 바라거나, 과일을 건네줄 때마다 그에 대한 답례를 요구하는 자들을 경멸하는 우리의 고귀한 도덕을 사랑합하시다. 누군가는 아주 많은 것을 가지고 있고 다른 사람은 전혀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을 용납하지 않는 우리의 오랜 전통을 사랑합시다. 우리들의 가슴이, 자기 곁의 다른 형제가 슬퍼하고 불행해 하는데도 혼자서만 기뻐하며 행복할 수 있는 빠빠라기의 가슴처럼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돈을 조심합시다. 빠빠라기는 이제 우리에게도 동그란 쇠붙이와 값진 종이를 내밀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돈을 탐내도록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 돈이 우리를 좀 더 풍요롭고 좀 더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우리들 가운데 이미 많은 사람이 그 말에 속아 넘어갔고, 그래서 심각한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대들은 그대들의 겸손한 형제인 내가 오직 진실만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어야 합니다. 돈을 결코 그대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 주지 못하며, 오히려 그대들의 가슴과 그대들의 모든 것을 사악한 혼란 속으로 몰아넣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돈만 가지고는 어느 누구도 진실로 도와줄 수 없으며, 어느 누구도 기쁘고 행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투이아비
남태평양 사모아 군도의 우폴루 섬에 있는 타이베아 마을의 추장.
투이아비는 인종 박람회의 한 명으로 유럽에 끌려가게 되었어요. 그때 투이아비의 눈에 비친 유럽의 문화란 인간적이고 자연적인 것은 하나도 없이 온통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이었어요.
이후 그는 유럽에서 본 모습을 원주민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연설문 형식으로 글을 남겼어요.
빠빠라기
원래 '하늘을 찢고 나타난 자'란 뜻이었지만, 이후 백인이나 낯선 사람들 의미하게 되었음.
어느 날, 사모아 섬에 사는 원주민들은 처음으로 백인 선교사들이 타고 오는 돛단배를 보게 되었어요. 이때 배의 하얀 돛은 하늘을 찢어서 만든 것이라 생각했지요. 그래서 백인 선교사들을 하늘을 찍고 나타난 자라는 의미에서 빠빠라기라 불렀고 그때부터 백인들을 가리켜 빠빠라기라고 부르게 되었어요.
인종 박람회
식민지 삼은 원주민들을 데려와 동물원의 동물처럼 구경거리로 만든 것.
투이아비는 인종 박람회에 일원으로 유럽을 방문하게 되었어요. 당시 백인들은 자신들이 식민지 삼은 원주민들의 피부색이나 차림새 등을 보고 신기해 했어요. 그래서 원주민들을 자신의 나라에 데려와 일반인들에게 보여 주는 박람회를 즐겼어요. 한마디로 구경거리로 만든 것이나 다름없었어요. 즉, 투이아비를 포함한 식민지 원주민들은 초청된 게 아니라 백인들 앞에 전시되기 위해 끌러간 것이었어요. 이러한 인종 박람회를 통해 원주민들은 백인들의 문명을 접하게 되었어요.
출처 : 공부가 되는 일등 멘토의 명언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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