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 과유불급, 적절하면 윤활유 과하면 정서적 환경 호르몬
지랄 / 씨발 / 젠장 / 쩐다 / 빡세다 / 뽀대 난다 / 간지 나다 / 깐땡이가 붓다 / 얄짤 없다 / 꼽사리
1. 지랄
사리 분별 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즐기는 게 바로 지랄이다.
지랄 총량의 법칙에 따라 누구나 일생 동안 쓰고 죽어야 하는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는 뜻이다.
정해진 양을 사춘기에 다 써 버리느라 부모님을 괴롭히며 지랄하는 사람도 있고, 젊은 시절에는 멀쩡하게 잘 지내다가 남은 지랄을 다 써 버리기 위해 노년에 지랄하는 사람도 있고, 일생에 걸쳐 틈틈이 조금씩 그 지랄의 양을 소비하는 사람도 있는데, 어쨌든 주어지는 지랄의 양은 비슷하며 죽기 전까지 반드시 그 양을 다 쓰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어원:
1690년에 발행된 <역해유해>에 '딜알'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바로 여기에서 파생한 말이 '지랄'이다. 의학적으로 간질과 관련된 이 증세는 대체로 눈을 허옇게 뒤집으며 거품을 물고 온몸에 경련을 일으킨다. 현대에는 사리 분별 없이 날뛰는 사람의 행동을 간질병의 발작 증세에 빗대어 '지랄한다'고 말한다.
2. 씨발
'씨발'이든 '신발'이든 예쁘장하게 포장해도 그 의미까지, 불쾌한 느낌까지 포장하지는 못한다.
어원:
'씨발'의 원형은 '씹할'이다. '씹'은 여성의 성기를 가리키고 '씹히다'는 성교를 한다는 의미인데, 물론 사랑하는 남녀 관계가 아니라 정상적이이 않은 관계일 때 비하하는 뜻으로 쓰인다. 여진족을 상대로 했다는 이 욕은, 수렵 때문에 마을에서 남자들을 보기 힘들고 여자와 아이들만 있었는데도 종족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근친상간한다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3. 젠장
일이 하나도 풀리지 않으면 마치 연결고리처럼 다른 일도 잘 풀리지 않아 마음 속에 한숨만 늘어 간다. 그럴 때 젠장을 외치지만 그럴 때 기회가 찾아오리라 믿어보자.
어원:
옛날 형벌 중에 죽을 때까지 곤장을 치는 '난장'이라는 형벌이 있었다. 난장을 맞은 사람들은 장애인이 되거나 죽기 십상이었는데,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는 욕으로 "제기랄, 난장을 맞을"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 말이 줄어들어 '젠장'이 되었다. 요즘음 자기 뜻에 맞지 않아 불만스러울 때나 짜증 날 때 혼자 내뱉는 감탄사쯤으로 쓴다.
4. 쩐다
'쩐다'는 상황에 따라 의미가 다르게 전달되기 때문에 사람을 헷갈리게 하는 건방진 단어다. 그러니 에둘러서 애매한 곳에 '쩐다'를 갖다 붙이지 말고, 멋있으면 멋있다고, 구질구질하면 구질구질하다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좋겠다.
어원:
배추가 소금에 절여지는 것처럼, 어느 한 대상에 푹 빠지거나 한 가지 일에 매우 능통한 것을 빗대어 하는 말이다.
5. 빡쎄다
너무 바빠서 시간이 없을 정도 일때 사용한다.
'빡세다'는 아직 표준어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므로 '빡세다'를 '일의 강도가 세다'는 의미로 쓸 때는 '거세다'라는 단어로 대체하면 좋을 것 같다.
'거세다'는 '사물의 기세 따위가 몹시 거칠고 세차다. 편안하거나 순탄하지 않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빡세다'에 담긴 의미까지 포함할 수 있는 단어다.
어원:
(1) 힘들다, 어렵다, 무리다 등의 의미가 있는 경상도 사투리 '빡시다'에서 왔다는 설. 발음이 비슷해서 이렇게 추측한다.
(2) (일의 강도가) '세다' 앞에 무언가를 강조하는 센말인 '빡'을 붙여 사용함으로써 '세다' 또는 '힘들다'를 강조한다는 설. 몹시 힘들다는 뜻이다.
6. 뽀대 난다
뽀대의 단골 메뉴 외제차, 명품 유모차, 명품 가방... 남들의 시선에 유독 예민한 우리. 본질의 중요성을 잊고 겉으로 보이는 뽀대에만 너무 치중하다 보면 내실을 갖출 수 없다.
어원:
(1) 1980년대에 젊은이들이 외래어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뜻을 갖다 붙이면서 다양한 말이 생겨났는데, 그 무렵 영어 'body'를 '뽀대'로 둔갑시켜 사용했다고 한다.
(2) '본때'라는 단어에서 그 어원을 찾는다. '본때'는 본보기가 될 만한 사무르이 됨됨이 또는 맵시나 모양새를 가리키는 말인데 강하게 발음하다 보니 '뽀대'로 변했다고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멋있다', '세련되다'는 표현 대신 쓰인다.
7. 간지 나다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행동하는 사람에게서는 늘 간지가 난다. 간지의 완성은 바로 자신감이다.
어원:
간지는 '느낌', '인상'을 뜻하는 일본어 '간지'에서 유래했다. 의류 업계에서 옷의 스타일을 지칭하는 속어로 써 왔는데, 복고 패션도 빈티지 패션도 아닌, 모호한 일본 패션이 유행하면서 일본 느낌이 난다는 의미로 쓰기도 했다. 지금은 '멋있다', '느낌이 있다', '분위기가 좋다'는 긍정적인 의미로 쓴다.
8. 간땡이가 붓다
통제 불가능하기도 하지만 패기가 넘치고 용기가 있다.
겁이 없고 대담한 사람들에게 우리는 '간땡이가 부었다'고 말한다. 겉으로만 드러나는 그 사람의 행동을 표현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애꿎은 장기 불풀리지 말고, '대담하다', '용감하다'같은 표현을 사용하면 좋겠다.
어원:
간은 한의학에서 정신이나 마음을 관장하는 아주 중요한 장기로 본다. 그런 맥락에서 작은 일에도 겁을 내면 '간이 작다'고 하고, 겁이 없고 당당하면 '간이 크다'고 말한다. 그런데 두려움이 없고 대담한 것을 넘어 행동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해질 때, 간의 기운이 커지다 못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할 때, '간이 부었다'고 표현한다.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쓸 때 간의 속된 표현인 '간땡이'를 사용한다.
9. 얄짤 없다
사회에 나가 보라. 정말 얄짤 없는 그런 곳이 사회생활이다.
어원:
'아무것도 없다', '전혀 없다'는 의미의 '일절(一切)없다'는 단어에서 나온 말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얄'을 탈락시킨 '짤 없다'는 말도 유행처럼 번졌는데, 역시 같은 의미다. 절대 봐 줄 수 없거나 어림도 없이 먹혀들지 않는 경우에 답답한 경우에 쓰는 말이다.
10. 꼽사리
꼽사리 여행은 용서가 되지만, 라면 꼽사리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 행위다.
어원:
본래 표현은 '곱살이'로, 노름판에서 유래한 말이다. 노름할 때 판돈 내는 것을 '살 댄다'고 하는데, 패가 좋지 않을 때는 쉬다가 좋은 패가 나오면 살을 댄데다가 또 살을 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곱살'이다. 정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 남들 사이에 끼어서 하는 것을 '곱살이 끼다'라고 한다. 자기 힘으로 하는게 아니라 남의 노력에 슬그머니 묻어가는 얄마운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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